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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칼럼] 'NO중계•NO관중•NO취재', 남북관계의 현주소
김정은의 선처에 의한 남북관계 개선이란 미몽(迷夢)에서 깨어나야
 
김성윤 논설위원 기사입력  2019/10/19 [11:13]
▲ 김성윤 논설위원, 단국대 전 법정대학장    

북한의 국무위원장 김정은은 원하는 곳에서 핵과 미사일로 힘을 과시하고, 만나고 싶은 곳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을 만나자 하고, 이용하고 싶을 때 실컷 이용하고, 헐뜯고 싶을 때 헐뜯고, 야유하고 싶으면 야유하고, 무슨 말이든 내뱉고 싶으면 내뱉고, 마음대로 협박하고 싶으면 협박하고, 박살 내고 싶으면 박살 내는 세기의 독재자가 아닌가?

 

지난 10월 15일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조별리그 3차전은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렸다. '무관중', '무중계'로 열렸기에 공정한 스포츠 정신마저 실종된 경기요, 미디어 접근이 안 되는 월드컵 조별 예선 경기였다.

 

남북에 평화가 정착되고 있으며 관계개선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문재인 정부의 말을 무색하게 만든 경기였다.

 

남북 남자 축구대표의 평양 경기는 대회가 열리기 전부터 많은 화제와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런 가운데 관중도 기자도 입국이 불허되면서 선수단 55명만이 입국하였다. 4만명 넘게 입장할 수 있는 경기장에 총관중이 100명 내외이었다고 한다.

 

지구촌에서 열린 동네 축구도 관중이나 응원단이 있게 마련이다. 하물며 FIFA의 공인된 국제대회가 이렇게 개최될 수 있다는 것은 우리의 상상을 벗어난 경기요, 세계적인 조롱거리의 경기였다.

이래도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있다고 할 수 있는지 정부 당국과 통일부에 묻고 싶다.


평양에서 개최되는 남북 남자 축구대표 경기는 1990년 10월 11일 능라도 5.1 경기장에서 열린 통일 축구 친선경기 이후 29년 만이다. 이미 세대가 바뀌고 강산도 세 번이나 바뀌었다. 따라서 전 국민적 관심도 그만큼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런 관심은 우리만의 관심이었다. 실제로 경기 후 쏟아지는 비난은 '축구경기 실황중계 하나 못하는데 어떻게 남북분단 문제를 해결할 수가 있겠나?', '종전선언은 허상이었다.'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북한이 우리의 반쪽이 맞는가? 판문점 합의에 의한 남북 직통전화는 왜 울리지 않는가?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인 윤상현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영국 BBC가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축구 더비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는 조롱조의 기사를 내보냈다”고 하면서 “북한의 이런 무례하고 몰상식적인 행태에도 문재인 정부는 항의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하며 “대한민국 정부가 정상적인 판단을 했다면, 우리 선수들의 신변 안전을 위해서도 부당한 조치를 막았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10월 15일 오후 5시 30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선 2022년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3차전, 대한민국 대 북한의 경기가 열렸다.

 

이날 경기는 예견된 대로 '중계도 없고, 관중도 없고, 취재도 없는' 텅 비어버린 경기장에서 개최되었다. 골 역시 나오지 않아 0대 0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영국 BBC가 이날 경기를 앞두고 '대한민국 대 북한: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축구 경기 (Welcome to the world's strangest football derby)'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BBC는 이례적인 'NO중계•NO관중•NO취재' 경기를 설명하며, 최근 꽉 막힌 남북 관계에 대한 분석까지 내놨다. 

 

모두가 가지고 다니는 휴대전화를 몇 번만 누르면 세계 도처의 소식을 알 수 있는 시대인데 이번 같은 남북 대결은 영원히 보기 드문 경기로 남을 전망이다. 북한의 몽니와 비협조로 선수단 이외에는 대한민국에서는 그 누구도 경기장에 접근이 허락되지 않았다.

 

서울서 평양까지의 거리는 직선으로 195km로 차로 2시간이면 갈 수 있다. 서울에서 전주 가는 거리와 비슷하다. 그런데 선수단은 비행기로 바다를 건너 베이징을 찍고, 다시 비행기를 갈아타고서야 평양에 갈 수 있었다.

 

더욱더 놀라운 것은 선수들이 휴대하고 있던 소지품을 일일이 적어내고 검사를 받느라 입국 시간이 3시간이나 걸렸다. 북한에서는 스포츠가 평화와 화해의 매개가 아니라 김정은을 위한 정치도구이자 선전수단이다. 그렇기에 축구 경기가 아니라 전쟁이고 지옥이었다고 경기를 마치고 귀국한 대표팀이 전했다.

 

이런 집단을 우리의 반쪽이라고 생각한 대한민국이 북한에 무상으로 지원한 것은 제외하고도 빌려준 차관 규모가 총 9억3291만 달러(1조1064억원)나 된다.

 

2012년부터 식량 차관에 대한 상환시기가 도래해 상환촉구 통지문을 295회에 걸쳐 보냈지만 북한은 무응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 밖의 차관도 만기가 도래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상환 요구는커녕 북한에 일방적으로 끌려다니고 있다.

 

대한민국 통일부의 예산 말고도 서울시, 경기도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 역시 각종 명목을 붙여 남북협력 사업예산이 집행되고 있다. 그런데 남북관계는 꼬일 대로 꼬여있으며 한 치의 앞도 보이지 않고 있다.

 

따라서 더 늦기 전에 같은 민족이란 환상에서 벗어나야 될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선처에 의한 남북관계 개선이란 미몽(迷夢)에서 깨어나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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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19/10/19 [11:13]  최종편집: ⓒ g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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