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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칼럼] 살아있는 양심이 결정하는 정부여야 한다
 
김성윤 주필 기사입력  2020/01/17 [20:17]
▲ 김성윤 경기데일리 주필, 단국대 전 법정대학장    

인도의 국부 간디는 그의 자서전을 통하여 자기 생애에 결정적 영향을 받았던 책을 약 열권쯤 소개하였다. 그중의 하나가 '시민의 반항:civil disobedience 1849)'이란 책이다.

 

'국가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 나아가 '국가는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가?' 라는 명제를 바탕으로 19세기의 철학자이자 소설가인 헨리 데이빗 소로우가 자신의 생각을 저서로 남긴 것이 '시민의 반항'이란 책이다.

 

소로우가 쓴 시민의 반항을 통하여 우리는 그의 국가관을 들여다볼 수 있다. 마트마 간디가 추천하였던 열 권의 책 속에 이 책이 포함되어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이 많다.

 

소로우가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국가가 행하는 정의롭지 못한 일들에 시민으로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을 내놓기 위한 것이었다.

 

 그는 인간이 국가에 봉사하는 방식은 3가지가 있다고 하였다. 그 중의 첫째는 육체로서 봉사하는 것이요, 둘째는  두뇌로서 봉사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는 봉사는 첫 번째에 속한다. 그 다음이 두 번째로 지식인들이 이 부류에 속한다. 마지막 세 번째는 양심으로 봉사한다. 양심으로 봉사하는 사람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안중근 의사 같은 진정한 애국자, 김대건 신부 같은 순교자, 김옥균 같은 개혁주의자들이 이 세 번째 범주에 속한다.

 

국가는 정의의 기초위에 서야 한다. 만일 국가가 부정을 범한다면 민주시민은 이에 대하여 저항하거나 규탄해야 한다는 것이 소로우가 제시한 시민의 반항이란 책의 핵심내용이다.

 

우리가 생활하면서 부당한 법률과 마주쳤다고 가정한다면 우리는 그 순간 어떻게 할 것인가? 우리는 악법도 법이니까 그 법률을 준수하는 것으로 만족할 것인가? 아니면 그 법률의 모순을 개정하려고 노력하면서 개정에 성공할 때까지는 그 법을 준수할 것인가? 그도 아니면 지금 당장 그 법에 대한 불복종 운동에 돌입할 것인가?

 

이 질문에 소로우의 대답은 "불의가 당신에게 다른 사람에 대해 불의를 행하는 하수인이 되라고 요구하는 것이라면 그 법을 어기라고 하였다. 그 법에 대하여 불복종하라고 하였다. 당신의 생명이 이 못된 법률을 멈추게 하는 제동기가 되라고 하였다.

 

이번에 사표를 낸 김웅 검사는 “수사권 조정은 거대한 사기극이고 민주화 이후 가장 혐오스러운 음모”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며 “거대한 사기극에 항의하기 위해 사직한다.”며 미련 없이 검찰을 떠났다.

 

김웅 같은 검사는 못되어도 우리가 비난하고 있는 불의에 우리 자신을 빌려주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소로우는 내가 정부 밑에서 하는 일이 불의한 것이라면 당장 멈추거나 사직하라고 권고하였다.

 

국민이 정부에 대하여 충성을 거부하고 공무원이 사직할 때 혁명은 완수된다고 그는 믿었다.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칙으로 운영되지만, 이것 역시 완벽한 것은 아니다.

 

이 다수결의 원리는 개인의 이익을 쫓는 사람들의 감언이설(甘言利說)에 언제든지 군중이 물들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일단 다수에 의해 결정이 되면 우리는 그 결정이 옳든 그르든 따라야만 되는 모순을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연유로 소로우가 생각했던 이상적인 국가는 '다수가  옳고 그름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양심이 결정하는 정부여야 한다‘고 하였다.

 

 이러한 그의 사상이나 사고를 중심으로 그의 저서 '시민의 반항'은 그가 어떠한 국가관을 추구하였으며 국가는 국민에게 어떠한 수준의 영향만을 끼치는 것이 바람직한 지에 대한 시사점이 기술되어 있다.

 

그는 '최소한으로 통치하는 정부가 최선의 정부'라고 믿고 있었다. 정부는 국민이 그들의 의지를 집행하기 위하여 선택한 하나의 방법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그렇다고 그가 무정부주의자는 아니었다.

 

그는 양심이 있는 더 나은 정부를 요구했다. 국가는 국민의 행복을 위해 존재해야 한다. 국민이 원하는 자유로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도구가 되어야 한다. 국가는 어떠한 형태로든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방해해서는 안 된다고 한 것이 160년 전 일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2019년 7월 말에 검찰 간부의 인사를 단행하고서 불과 6개월도 안 되어 또다시 인사를 단행했다. 이도 모자라 검찰조직을 반으로 축소하였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질적인 외부 인사를 끌어들이고 있다. 더 나아가 조직 기능까지 무너뜨리고 있다.

 

그런데 결과는 엉뚱하게도 윤석열 검찰총장을 국민적 영웅으로 부상시키고 있다. 그 이유는 양심에 따라 국가에 봉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윤석열 총장에게 인사안도 주지 않은 채 인사에 관한 의견을 제출하라고 명령하였다.

 

 그러자 윤 총장은 이에 응답하지 않았다. 이것이 거역이고 항명이라며 징계를 안 할 수 없다고 엄포를 놓았다. 그동안 우리의 권력기관은 정권에 배를 보이며 눕는 충견(忠犬)이지 않는가?

 

여기서 벗어나 이 나라에 정의를 세우고 불의를 멀리하기 위하여 국가 권력과 맞서고 있는 우리 역사상 보기 드문 윤석열 검찰총장을 우리는 어떻게 대해야 할까?

 

그것이 국민적 관심사요, 정책 이슈가 되어야 하는 것이 아이러니컬하게도 오늘 우리의 슬픈 현실이다. 이 슬픈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소로우의 지적처럼 살아있는 양심이 결정하는 정부를 세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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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0/01/17 [20:17]  최종편집: ⓒ g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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