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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학 칼럼] 북한동포와 저녁식사를 !
통일이 아니라, 그냥 왕래만 해도 좋겠다
 
정재학 칼럼니스트 기사입력  2021/07/11 [12:29]
▲  정재학 칼럼니스트

동네 아우 중에는 소고기를 구워먹을 때마다 눈물이 나오고 가슴저린다는 이가 있다.

 

"소고기 한 점 못 먹고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이 어찌 안 나겠소. 나는 살아서 그 소고기를 원없이 먹을 수 있다는 현실이 죄스럽더구만요.“

 

브라질 원주민들의 삶을 추적하는 다큐를 본 적이 있다. 사냥 나간 남자들이 멧돼지며 거북이, 뱀 등을 잡아서 오는 날은 마을사람들이 배부르게 먹는 날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음식을 앞에 놓고 먹기보다는 먼저 울고 있었다. 우리는 살아서 이렇게 맛있는 음식을 먹는데, 이걸 먹지 못하고 죽은 가족에 대한 슬픈 생각 때문이었다.

 

요즘은 내가 이런 심정이다. 날이 더워지면서부터 복달임을 한답시고 삼계탕을 먹는다. 그러나 그걸 대할 때마다 가슴이 저린다. 북한동포들 때문이다. 동포들은 영양실조에 걸려 허덕이는데. 나는 기름진 음식으로 몸보신을 한다는 생각.

 

언제 좋은 날이 와서, 북한동포들이 인삼과 닭을 넣어 곤 삼계탕을 푸짐하게 먹으며 복날을 보내면 얼마나 좋을까나. 가슴이 또 저려온다.

 

소고기 먹을 때마다 훌쩍이는 동네 아우나 음식 앞에서 울고있는 브라질 원주민과 북한동포들 애처로움에 음식 제대로 못 넘기는 나는 누구일까. 우리는 정말로 정이 많은 사람들일까.

 

통일이 아니라, 그냥 왕래만 한다 하여도 좋겠다. 북한의 어느 가정 하나와 가족의 연을 맺고 힘 닿는 한 도와주며 살고싶다. 삼계탕도 보내고, 겨울엔 우거지랑 감자, 돼지등뼈를 듬뿍 넣은 뻐다귀탕도 보내고, 쌀도 보내고, 옷이랑 벙어리장갑도 보내고, 공부 잘하라고 학용품도 많이 보냈으면 좋겠다.

 

통일이 되면, 도로나 철도부터 놓아줬으면 좋겠다. 택배차가 멀리 백두산 아랫마을까지 닿도록. 그리하여 삼계탕을 마음대로 보냈으면 좋겠다. 폰 영상을 보며 서로의 안부를 전하고 멀리서나마 술잔을 부딪치고 싶다.

 

우리 북한동포들은 이 여름 어찌 살고 있을꼬. 또 올 겨울은 어찌 살아갈까나. 언젠가는 한 자리에 모여 저녁밥 함께 먹는 그날이 왔으면 좋겠다. 서로의 눈 들여다 보며 술 한 잔 나누었으면 원도 한도 없겠다.

 

2021. 7 . 10

 

전라도에서 시인 정재학


 ♦외부 필진 칼럼은 본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자유논객연합 부회장, 시인, 자유지성300인회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자유교원조합 중앙고문, 국가유공자, 데일리저널 편집위원, IPF국제방송 편집위원, US인사이드월드 편집위원, 전추연 공동대표
현재 한국문인협회 시분과 회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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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7/11 [12:29]  최종편집: ⓒ g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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