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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관의 사진향기] 장미와 인연을 끊고 난 후
 
최병관 사진가 기사입력  2021/05/27 [13:03]

 장미와 인연을 끊고 난 후 수년째 찍어오던 장미를 찍지 않기로 작정했다. 막내 여동생이 넉넉지 못한 살림에 사다 준 남방이 너무 맘에 들어서 아끼고 입지 않고 있었다. 그런데 하필이면 장미 사진을 찍는 날 입었다가 가시에 옷이 찢어지고 붉은 피가 흘러 그 옷은 못 입게 되었다. 옷을 사다 준 동생을 생각하니 한편으로는 미안한 마음도 들었지만 모든 잘못은 장미에게 있다고 생각하며 장비를 원망했다. 

 물론 장미가 먼저 나를 공격한 것은 아니었다. 바짝 다가가 사진을 찍으려다 그렇게 된 것이다. 장미사진을 안 찍은 지 3년이 지났다. 그러던 중 K 작가의 제안에 따라 서울대공원 장미원으로 사진을 찍으러 갔다. 드넓은 공원 구석구석에는 나이 드신 분들이 대부분이었다.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었다는 것을 쉽게 알 수가 있었다.

 그런 사정을 모르는 L 작가는 왜 사진을 안 찍느냐는 눈치였다. 좋아서 해야 즐겁고 능률이 오르는데 애정이 없는 장미를 찍으려니 보일 리가 없으며 재미도 없었다. 그래서 벤치에 앉아 사람들만 실컷 구경하다가 돌아왔다. 옷 사건을 모두 장미에게 돌린 내가 장미 보다 더 못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평생 사진쟁이나 해야 할 것 같아 피식 웃음이 나왔다. 

* 시커멓게 죽은 장미로 찍으려다가 마음을 돌려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장미로 찍으려고 하니 마음이 편했다. 

 

▲     © 최병관 사진가

 

▲     © 최병관 사진가

 

▲     © 최병관 사진가

 

▲     © 최병관 사진가

 

▲     © 최병관 사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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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5/27 [13:03]  최종편집: ⓒ g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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