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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윤 칼럼] 이명비한(耳鳴鼻鼾)증에 걸린 것인가?
 
김성윤 주필 기사입력  2021/06/19 [00:51]
▲ 김성윤 주필, 단국대 전 법정대학장, 정치학 박사    

이명은 귀 이(耳)자와 울 명(鳴)이 합하여 만들어진 말로 그 뜻은 나 아닌 다른 사람은 어떤 소리도 들을 수가 없다. 자신만 귀에서 나는 소리를 듣는 병이다. 반면에 비한 (鼻鼾)은 코 비(鼻)자와 코 골 한(鼾)자가 합쳐진 말이다. 그 뜻은  수면 시 심하게 코를 고는 생리적인 현상으로 나는 못 듣고 다른 사람은 듣는다.

 

연암 박지원은 귀에서 환청이 들리는 이명과 코를 고는 비한의 예를 들어 사람들의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귀에서 자꾸 귀뚜라미 소리가 들린 사람이 있다. 이를 견디다 못해 병원을 찾아가 의사에게 귀를 맞대고 그 소리를 들어보라고 했다. 하지만 의사는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었다. 환자는 그것도 못 듣는 사람이 의사냐며 의사를 불신했다.

 

학생들과 M.T를 가다 보면 한 방에 여럿이 함께 자는 수가 있다. 한 학생이 코를 심하게 골아 다른 학생이 잘 수가 없는 경우도 있다. 견디다 못한 한 학생이 그를 흔들어 깨웠다. 그러자 잠결에 벌떡 일어난 코골이 학생이 내가 언제 코를 골았느냐며 화부터 냈다. 연암 박지원이 쓴 '공작관문고자서(孔雀館文稿自序)'에 비슷한 이야기가 나온다.

 

아무도 인정 안 하고 자신만 듣고 자신만 아는 내용을  주장하는 사람은 이명(耳鳴)에 걸린 사람이요, 누구나 지적하는 단점을 자신만 인정 안 하는 사람은 코골이 병인 비한(鼻鼾)에 걸린 사람이다.

 

이명은 저는 듣고 남은 못 듣는 병이다. 반면에 코 골기는 남은 듣지만 저는 못 듣는다. 분명히 있기는 있는데 한쪽은 알고 한쪽은 모른다. 내게 있는 것을 남들이 알아주지 않거나, 남들은 다 아는데 저만 모르는 데서 오는 문제다.

 

문재인 대통령이 추진한 소득주도성장(소주성)이나 탈원전 정책 또는 임대차3법은 전월세신고제, 전월세상한제, 계약갱신청구권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 주택임대차보호법' 개정안과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개정안등은 자신만이 안다는 착각에 빠져 세상의 모든 사람은 틀리다고 주장하는 이명에 걸린 사람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이 점은 '탈원전 날벼락' 전기차 이용자들… 충전비 30~40% 오를 것 같다는 데 분통을 터트리고 있는 데서도 확연히 알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이준석 돌풍’ 탄 국민의힘의 한 달간 당원이 2만3000명이나 늘었다고 한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가? 그 이유는 많은 사람이 더불어민주당의  문빠 같은 강성론자들의 독선과 오만을 지적해 주어도 그것은 자신들의 잘못이 아니라고 우기는 코골이 병에 걸린 사람과 같기 때문이다.

 

열 사람이 똑같이 지적하는 것은 상식이다. 우리 사회는 언제부터인가 상식이 통하지 않은 불통 사회가 되었다. 특히 문재인 정부 아래에서 아시타비(我是他非) 또는 내로남불로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며 남 탓만 하여 왔다.

 

얼마 전 20·30대 남성이 주 사용자인 인터넷 커뮤니티 에프엠코리아(핌코)에는 젊음, 청년, 공정, 법치, 개혁, 새 정치는 국민의 힘이 전부 가져갔다는 글이 올라왔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몫이었던 이 같은 단어들이 국민의힘 차지가 된 이유는 어디서 기인하고 있는가? 그 답은 다음 사례에 적나라하게 나와 있다.

 

배훈천(53)씨는 6월 12일 광주에서 열린 ‘만민 토론회’에서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했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은 무능, 무식, 무데뽀” “현 정부 들어 공무원, 배달 기사, 노인 일자리 말고 늘어난 일자리 봤는가?” “정치권·시민단체 사람들은 우리처럼 가족 먹여 살리기 위해 일해본 적 있느냐”의 요지로 공개토론을 한 바 있다. 그는 광주광역시와 전남 담양의 커피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이다. 토론이 있고 난 뒤 3일 만인 15일 오후부터 ‘전화 폭탄’이 발생했다고 한다.

 

 “너 ‘국짐’(국민의힘 멸칭) 당원이지?” “광주(光州) 사람이 어떻게 5·18을 폄하하느냐?” “국짐으로 꺼져라” “태극기 부대로 가라” 등 전화가 쉴 새 없이 걸려왔다. 폭언·욕설을 하거나 ‘가게 못 할 줄 알아라’ 등 협박성 발언도 있었다.  이야말로 이명비한증이 아니라면 어떻게 다른 말로 설명이 가능하겠는가?

 

 자신에 대한 엄격함을 상실한 채 타인을 비판하는 경우 사회는 갈등과 반목을 벗어나기가 어렵다. 이는 지속해서 미성숙한 사회현상을 불러온다는 것을 다시 한번 성찰하기 바란다. 철저히 헤아리고 평가하여 국민 누구도 억울함이 없는 나라여야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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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1/06/19 [00:51]  최종편집: ⓒ ggda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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